'저성과자 관리'의 법적 고려사항과 HR 전략(from. 한경 CHO Insight '노동 프리즘')
<요약>
1. "저성과자 해고 정당하려면 상당기간 공정한 평가에 이어 충분한 개선 기회 줬어야.
2. 평가 공정성 인정 받으려면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 다면평가, 정량적 평가가 유리.
3. 저성과자 관리 대상에 넣을 때도 노조 간부 등 포함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는게 바람직 하다.
6년 차(곧 7년 차) HR 담당자로서 저성과자 관리는 항상 어려운 주제입니다. 많은 기업에서 저성과자로 인한 부서의 업무 비효율성과 팀 내 분위기 저하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저성과자들은 종종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자신의 실력을 평균 이상으로 여기는 현상입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를 '일잘러'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2.1%에 달했지만, '일못러'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저성과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타인보다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 방안은 권고사직을 통한 해결입니다. 그러나 이조차도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기업은 해고라는 마지막 수단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저성과자 해고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사용자가 입증해야 하며(대법원 2000두9113 판결), 법원의 기준에 따라 저성과자 해고가 정당한지 판단합니다.
1. '저성과자 해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대법원 2018다253680 판결 등).
① 취업규칙에서 저성과자 해고가 가능하다는 근거가 있을 것
② 저성과로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일 것
③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타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일 것'
이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 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①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② 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③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④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⑤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 저성과자로 판단한 평가가 인정받으려면
소수의 평가자보다는 다수의 평가자가 있는 경우,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의 경우, 수직적 평가 뿐 아니라 다면평가(동료평가, 하급자 평가)가 있는 경우(서울고등법원 2011누25458 판결), 정성적 평가보다는 정량적 평가인 경우 저성과자로 판단한 평가가 공정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판례는 인사고과가 상대평가 방식인 경우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만으로 업무능력이 객관적으로 불량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2002다62432 판결, 서울고법 2006누5740 판결).
또한, 회사가 일방적으로 평가를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평가자가 해당 평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주고, 이의 제기를 통해 평가결과를 조정할 수 있다면 해당 평가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서울행법 2008구합46477 판결). 그리고 근무평가가 낮다고 해서 곧바로 저성과자 관리대상에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근무평가가 낮은 근로자 중 저성과자 관리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할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고, 해당 위원회에는 회사 관리자 뿐 아니라 노사협의회 위원이나 노동조합 간부 등을 포함한다면 저성과자 선정에 대한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서울고법 2013누18942판결).
3. 근무성적·근무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판례는 대체로 3년 이상 저성과 기간이 있을 것으로 요구한다.
① 3년 연속 인사고과 결과 하위 2% 이내인 최하위권에 해당하고 업무지시 불이행의 사례들이 다수 확인되는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4두10622 판결).
② 그러나 2년 연속(1년에 2회씩 4회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사례에서는 그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위법하다고 판단하기도 했고(서울행법 2005구합23879 판결),
반대로
③ 2년 연속 하위 10% 등급을 받은 사례에서는 그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서울행법 2010구합41673 판결).
④ 업무평가 기간이 1년(2회 평가)에 불과하거나 반년의 인사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자에 대한 해고는 무효로 보았다(대전지법 2014구합101339, 대법원 2018다251486 판결).
4. 저성과 개선 기회 제공 여부가 중요
판례는 저성과를 이유로 해고할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개선의 기회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해고의 정당성 판단의 중요 요소로 고려한다. 따라서 저성과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저성과 평가를 받은 후 해당 근로자의 근로능력 향상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저성과자를 위한 근로능력 향상 기회는 단순히 근로자 스스로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시간만 제공해서는 부족하고, 실제로 능력 향상이 될 수 있도록 사용자가 교육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만약 해당 부서나 업무가 저성과자에게 맞지 않는다면 새로운 부서나 업무를 배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저성과자에 대해 7개월에 걸쳐 3단계 성과향상프로 그램을 진행한 사안에서, 성과향상프로그램이 취약한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맞춤형’으로 실시돼 개인별로 다른 과제가 부여된 점,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통과한 자들의 인사평과 결과가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해서 성과향상 프로그램 탈락자에 대한 해고를 유효하다고 인정되었다(서울행법 2010구합41673 판결).
- 아마도 SK 하이닉스의 PIP(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 프로그램 (현재는 폐지됨)
SK하이닉스는 PIP제도를 영업성과 제고 등 경영 조치의 일환으로 2013년경부터 도입ㆍ시행하고, 매년 초 종합인사평가 결과 최근 3년간 2회 이상 BE 이하 등급을 받은 직원들을 성장한계인력 풀(Pool)로 선정하여,
위 풀에서 성장가능성, 역량, 태도,동료들의 의견 등을 종합하고, 필수적 배제기준(사원, 선임급 배제)과 선택적 배제기준(경력입사 3년 미만, 부서 이동 후 1년 미만자 등)에 해당하는 직원을 제외한 후 각 사업부문별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성장한계인력을 선정.
위와 같이 선정된 직원들은 약 3월 초부터 총 10주(외부업체 역량향상교육 8주, 피고가 직접 실시하는 직무교육(1-2주)간에 걸쳐 성과향상프로그램에 따른 역량향상교육을 받게 되는데, 외부 역량향상교육은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업무 스킬 등 일반적인내용에 관한 강의 및 평가로 구성되고, 내부 직무교육은 피고 내 교육기관L에서 해당직원들이 실제 수행하는 각 업무와 관련된 개별적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위 과정을 마친 직원들은 3주 동안 인사대기발령 상태에서 팀장과의 피드백을거쳐 당해 연도 성과향상계획서를 작성하여 현업에 복귀하여 수행할 업무를 정하고,이후 현업 복귀 후 연말 정기 인사평가에서 GD 등급 이상을 받으면 성장한계인력에서 제외(Pool Out)되었습니다.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18가합111081 판결문 (일부 발췌)
피고의 성과향상프로그램은 적자 상태에 있던 K 인수합병 이후 영업성과 제고등을 위한 경영 조치의 일환으로 개인 역량 강화를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보이고, 종합인사평가 결과에서 최근 3년간 2회 이상 BE 등급 이하를 받은 직원들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해당 교육 내용 역시 리더십 강화, 커뮤니케이션, 갈등관리, 업무스킬, 관리기술 등을 주제로 한 일반적 역량향상교육과 해당 직원들이 근무하는 부서 업무에 필요한 개별적 직무교육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2013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성과향상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 중 약 23% 정도가 GD 이상 등급을 받아 성장한계인력에서 제외되었고, 원고 D 역시 2019년도 인사종합평가에서 GD 등급을 받아 성장한계인력에서 제외되었으며, 원고들 모두 현재까지 피고 회사에 재직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성과향상프로그램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상 퇴출프로그램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에게 지급된 급여와 관련하여, 원고들의 기준급과 업적급이 다른 GD 등급이상 직원들의 기준급 인상 폭보다 적게 인상되거나 동결된 것은 연봉제 급여규칙 제5조 제2항, 제6조, 제7조에 따른 것이고, 성과상여금에 해당하는 PS(Profit Sharing)와 PI(Productive Incentive)는 징계사유와는 무관하게 실적에 따른 보상 및 동기 부여를 위하여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지급여부 및 지급기준 및 지급액이 결정되는것으로, 피고는 매년 연도별로 별도의 품의 및 결정을 통하여 지급하여 왔는데, UN 등급 직원에게는 경영 성과에 기여한 것이 없다고 보아 지급하지 않았고, PI의 경우 성장한계인력에 선정된 직원에게는 지급하지 않되, 연말 종합인사평가 결과 GD 등급 이상을 받아 성장한계인력에서 벗어나는 경우 PI를 소급 지급하였는바, 그러한 재량권 행사가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일탈 남용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원고들이 희망퇴직을거부한 것이 원고들의 급여 액수의 다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사실상 퇴출할 목적으로 원고들에 대한 급여를 동결 내지 삭감 하였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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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3년 인사평가 결과 하위 2% 해당)에 대해 약 10개월 간 직무역량 향상과 직무 재배치를 위한 직무 교육을 하고, 직무재배치를 하였음에도 최저등급의 평가를 받은 자들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았다(대법원 2018다253680 판결). 반면, 2개월의 대기발령 중 특정 과제(간접비 절감 방안)를 부여하고 평가결과 최저등급을 받은 자에 대한 해고가 위법하다고 보았다(대법원 2018다215486 판결).
5. 최소 3년 이상의 평가와 개선 기회 제공해야
법원은 생각보다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를 엄격하게 보고 있다. 따라서 저성과자를 퇴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저성과자가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고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여 조직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신의 저성과를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경우라면, 조급하게 퇴출하기보다는 판례의 기준에 따라 최소 3년 이상의 저성과 평가가 있고, 충분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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