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법] 평화의무와 그 범위, 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50)
Ⅰ. 논점의 정리
B노동조합은 노조위원장이던 갑이 조합비를 유용하고 잠적하자 적법하게 탄핵하고 새로운 을을 대표자로 선출한 뒤에 A기업과 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A기업은 이미 갑과 협약을 체결하였다는 이유로 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대하여 B노동조합은 파업에 돌입한 바
1)평화의무의 의의와 이의 인정 근거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2)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평화의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쟁점이 된다.
Ⅱ. 평화의무의 의의와 인정근거
1. 문제의 소재
평화의무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그 협약에서 정한 사항에 개정이나 폐지를 위하여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말한다. 본래 근로계약상 주된 권리의무나 부수적인 권리의무와는 달리 평화의무의 인정근거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이는 특히 1) 평화의무를 배제하기로 하는 배제특약과 2) 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논의의 실익이 있다.
2. 학설
1) 평화의무가 단체협약의 평화유지기능 또는 질서형성기능에 내재하는 본래적 기능이라는 “내재설”
2) 평화의무 발생근거를 협약 당사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에서 보는 “합의설”
3) 평화의무를 단체협약 당사자의 협약 이행의무에서 당연히 발생되는 것이라는 “신의칙설” 등의 견해가 있다.
3. 판례의 태도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등에 내용의 변경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행하지 아니여야 함은 물론이고 조합원들에게 통제력을 행사하여 그와 같은 쟁위행위를 요구하는 행위를 방지하여야 하는 “평화의무”를 지고 있다고 하면서, 이와 같은 평화의무는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협약의 질서적 기능을 담보하는 것이란고 판시하였는데 “내재설”의 입장이라는 평가가 다수설이다.
4. 검토
어느 학설을 취하더라도 평화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차이점이 없으나 전술한 대로
1) 이를 배제하는 합의특약의 유효성
2) 평화의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관련하여 차이점이 있다.
단체협약의 목적이 노사 분쟁을 방지하고 산업평화를 이루는 점에서 그러한 기능에 본래적으로 “내재된” 의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판례의 입장이 타당하다.
Ⅲ. 평화의무의 범위와 정당성
1. 문제의 소재
그렇다면 단체협약이 당연히 내재하는 평화의무의 효력이 단체협약 중에 합의된 사항에 대하여만 의무가 미치는지, 차기 협약에 체결에 관한 사항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가 문제되는바 판례는 일정한 입장을 제시하였다.
2.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평화의무는 단체협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이나 단체협약의 해석을 둘러싼 쟁의행위 또는 차기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단체교섭에 따른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 하는 것은 다른 사정이 충족되는 한 평화의무 위반이 아니며 이러한 행위의 요구를 이유로 사용자는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검토
평화의무는 전술한 대로 단체협약의 본래 내제되는 기능이나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과 헌법제 37조 제2항을 유기적으로 해석하면 이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판례의 태도는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Ⅳ. 사안의 해결
1) A기업은 이미 갑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고 유효기간이 2016년 3월까지라는 내용증명만을 발송하였고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2) 또한 노동조합의 해당 여부 공개요구에도 일부 구두로 통지하고 서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3)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보면 갑과의 단체협약의 체결이 체결되었을거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이며
3) 만약 실제로 갑과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B지부는 형식상으로 유효해보이나 무효를 주장할만한 특별한 사유를 찾아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쟁의행위의 적법한 절차인 조정과 찬반투표를 거친 쟁위행위는 평화의무 위반이라고 볼 소지가 매우 적으며 A기업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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