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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업로드/Reading으로 Lead하라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출처 : Min Namgung 중앙일보 기자의 페이스북)

by 인사 잘하는 라이언 2021.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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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출처 : https://www.facebook.com/nmgngmn / Min Namgung 중앙일보 기자의 페이스북)

 

Too big to avoid

 

1경원을 굴리는 회사 회장님이나 세계 최고 갑부가 그렇다고 하면 아니어도 그렇게 되는게 세상이다. 지난해 블랙록 회장이 지속가능성, 이른바 ESG를 투자 지표로 삼겠다고 선언했을 때 뒷골이 싸했다. 돈 한 푼 못버는 재생에너지 회사가 석유 메이저의 시가총액을 넘는 일이 지난 1년 사이에 벌어졌다.

 

한국 사람은 대체로 기후변화 이슈에 무관심하다. 기사 조회수만 봐도 '플라스틱' '폐기물'은 반응이 뜨겁지만, '기후'가 들어가면 시큰둥하다. 연교차가 60도가 넘는 날씨에 살다보니 기후가 변하는 것에 감흥이 없다. 하지만 나같은 장삼이사가 느끼든 말든 수조 달러가 이미 움직이고 있다.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은 후져지지 않으려고 읽기 시작했다. 이 원대한 계획의 반의 반절만 실현된다 해도, 우리가 아는 모든 산업과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 전세계가 우르르 몰려가고 있으니 촌티 내기 싫으면 일단 뭔지는 알아야 한다. 선생님들이 '이해를 못하면 외워라'라고 하지 않던가.

 

가장 놀랐던 건 우리가 그렇게 옥신각신한 전력 발전이 전체 탄소배출량의 4분의 1 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탄소를 내뿜는 건 철강·시멘트·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일이다. 철강과 시멘트는 생산량의 거의 1 1 비율로 탄소를 배출한다. 철강과 시멘트 없이 문명은 없다. 탄소중립, 쉽게 떠들 일이 아니란 걸 직감했다.

 

POSCO는 수소환원제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찾아보니 '초기 연구 단계'라고 한다. 보도자료에서 이런 말을 쓰면 못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나마 대안이 탄소 포집 기술이라고 하는데, 기존 철강보다 30%정도 비싸진다. 시멘트는 아예 '꿈의 기술'마저 없어서 탄소 포집 뿐이다. 역시 프리미엄이 세다.

 

사육·재배도 문제다. 무려 19%, 97억톤의 탄소를 배출한다. 여긴 대책이 더 없다. 농업의 문제는 비료다. 화학비료 없이 인류는 살 수 없는데, 탄소를 내뿜는다. 소의 트림과 방귀도 전체 탄소 배출량의 3%를 차지한다. 일부 환경주의자는 나무를 심자고 하지만, 나무로 탄소를 모두 없애려면 전 지구 대륙의 절반을 영원히 덮어야 한단다.

 

이동수단(16%, 82억톤)과 냉난방(7%, 36억톤)도 만만치 않지만, 그나마 모두(선박·비행기 제외) 전기화 한다는 대안이 있다. 발전은 그 자체(27%)로는 비중이 2위지만, 다른 분야에 대안이 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전기화하고, 전기를 클린하게 만들면 된다.

 

문제는 전기를 완전 클린하게 만드는게 어렵다. 빌게이츠는 재생에너지를 마냥 좋게만 보지 않는다. 태양광은 같은 발전량의 화력·원자력 발전보다 200배 이상 땅을 차지한다. 탄소를 내뿜는 철강·시멘트 사용량도 15배 이상이다. 특정 지역에만 생산량이 몰려있고, 낮밤 차이로 발전량이 다르다.

 

결국 재생에너지는 엄청난 양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정도 배터리를 갖추면 전력 비용은 수십배 비싸진다. 보관 기술도 개발되고 있고, 그나마 수소 저장이 유망하지만 이 역시 걸음마 단계라고 한다. 미국처럼 드넓은 나라도 면적 걱정을 하는데 한국은 어쩌나 막막하다.

 

빌게이츠는 화력발전소의 탄소 포집은 정색하고 비판한다. 최근 나온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자료를 봐도 (가스)화력발전은 잠깐 역할을 하고 사라질 존재일 뿐 선택지가 아니다. 결국 대안은 원자력 뿐이다. 국토가 축복받지 않는 한 원자력 확대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국에는 암담한 이야기다. 국토도 좁고, 산업 구조는 탄소를 뿜어내는 중후장대 제조업 중심이다. 내일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한다고 한다. 포항시장은 POSCO가 뿜어내는 탄소의 양을 알고 그런 말을 할까? 수소 어쩌고는 안된다 치고, 전기로로 대체하면 열대 국가보다 원가가 수십배 뛸텐데.

 

수조달러가 필요하고, 모든 삶을 바꿔야 한다는 걸 알고선 탄소중립, 이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되고 말고를 떠나 앞으로 모든 산업을 송두리째 흔들 메가 트렌드다. 이른바 '혁명'이라고 법석을 떤 전기차 보급은 이 큰그림 안에서는 애피타이저 수준의 간단한 문제로 쪼그라든다.

 

가스보일러를 만드는 회사는 망해갈 것이고, 전기식 열펌프 만드는 회사는 성장할 것이다. 이런 변화가 모든 국가, 모든 산업에서 일어날 것 같다. 이 와중에 한국전력은 인도네시아 가서 석탄 사업을 하겠다 하고, 화력발전소를 짓겠다는 철강 회사를 보면 후져도 너무 후지다.

 

이 정도 규모의 일을 하려면 인센티브 구조를 바꿔야 한다.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얘기다. 탈탄소 기술보다 저렴한 기존 제품이나 탄소 배출 기업에 높은 탄소세를 부과해야 한다.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 탄소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다. 탈탄소 드라이브가 본격화 해도 여론은 동의할까. 중요한 포인트다.

 

탈탄소는 또 다른 패권 경쟁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태양광에서 '압도적' 선두 국가다. 이미 풍력은 화력발전보다 저렴해졌고, 태양광도 코 앞이다. 전세계가 태양광을 깔려면 중국으로 가야할 처지다. 미국은 환경에서 다시한번 패권을 잡을 수 있을까. 커도 너무 큰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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